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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성장에 목마른 CX 업력 13년차 숨은 고수, 한나님의 이야기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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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생성일
2023/11/30 08:47
해당 인터뷰는 보다 많은 CX 담당자들이 동기부여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더 많은 인터뷰는 cxck.oopy.io 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Interviewee Profile
이름: 김한나
LinkedIn: Hanna Kim
MBTI: ISFP
TMI
타고난 빵순이에요. 맛있는 빵집 추천해주세요!
요즘 환불 방어나 구매 유도 스킬과 관련된 주제에 관심이 많아요! 조언해주실 분 어디 없나요~?
이번 인터뷰는 퀄슨의 CX 매니저 한나님을 만나, 그동안의 업무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준비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얻어가실 수 있어요.
1.
업계에서의 경험
2.
BPO에서 스타트업에 이직 적응기
3.
앞으로의 성장은 이렇게 꿈꿉니다

Part1. 업계에서의 경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나님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다산콜센터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는 기술을 통해 이전에 없었던 학습 경험을 선사하는 에듀테크 기업 퀄슨에서 서비스 운영을 하고 있는 CX매니저 김한나입니다. 퀄슨에서는 BPO사 운영 관리를 통해 상담/인력 효율화와 고객 만족도(CSAT), 구매 전환 관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BPO 소속으로는 7년 정도 근무했고, 상담사부터 시작해 운영팀장/QA/신규 고객센터 셋업을 경험하면서 내부 운영 전반을 익힌 후 지금은 13년차가 되었습니다.
벌써 12년이나 일하셨다니! CX업계에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시작은 어떻게 하게 되신 것인지 궁금해요.
저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다산콜센터가 저의 첫 직장이었고, 입사 당시 20살이었어요. (굉장히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셨군요! - 민지) 사실, 돌아보면 멋모르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분들이 4-50대셔서 그런지, 저를 굉장히 예쁘게 봐주셨어요. 센터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요.
4년 후에는 다산콜센터의 민원관리반의 팀장을 맡게 되었어요. 다산콜센터에서는 콜 CTI⁽¹⁾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했는데요, 시스템 개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무관들을 설득해야하고, 주무관들은 또 부서 내 담당자와 소통해야하다보니 시스템 개선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시스템은 개선할 기회는 없었고 주로 팀원을 챙기고, 민원을 살피고 정리하는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리고 정부, 각 기관과 일을 해서인지는 몰라도 그 당시에는 결정이나 실행에 있어 무척 수직적인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업무를 확장하고 싶은 욕심과 분위기가 더 자유로운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산콜센터 재직 당시 서울시에서 제휴한 카쉐어링 관련 KMS⁽²⁾를 관리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때 쏘카를 알게되었어요. 이런 공유경제 서비스에 대해 생각해 낸 창업자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회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이직 생각이 없던 시점부터 쏘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봤던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분야이기도 해서 꼭 이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팀장이라는 직책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20대 중반에 갓 접어든 시점이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배워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의미있는 성장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젊음의 패기라고 부르기엔 부족할 만큼 강단있는 결정이었네요…! - 예진)
그래서 과감하게 모든 것을 던지고, TWC(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에서 상담 업무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팀에서도 어느정도 일하고 시간이 흐르니 다시 또 온라인팀의 팀장이 되었고요. 그런데 여전히 시스템 개선에 참여할 수 없고,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전달 이후의 상황을 알고 변화를 트래킹 할 수 없다는 점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어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중 2017~18년 정도에 천세희 대표의 CX, 오퍼레이션에 대한 정의, 방향성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확신이 섰던 것 같아요. 직접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싶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TWC와 쏘카와의 계약이 아쉽게 종료되면서 다른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어요. 덕분에 신규 사이트 셋업, QA등 여러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앞서 말씀드린 포인트들이 계속 아쉽게 느껴지는 거죠. 직접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곳을 가고 싶었어요. 어딜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좋아하는 일이나 분야가 떠오르게 되잖아요? 이왕 열심히 일할 것이라면, 제가 좋아하고, 잘 쓰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그 역할을 이어나가보고 싶었습니다. (하다 안하면 더 생각나는 그런게 있죠. - 예진)
생각을 정리하던 중 택시를 사랑하는 1인으로서 타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타다로 이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얼마 안가 타다금지법이 발의가 되었죠. 직접 인하우스에서 시장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 처음이다보니 정말 재밌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는데, 타다금지법이 발의되고 안타깝게도 강렬하고도 짧은 경험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인하우스 CX팀 소속으로 근무해보니 데이터를 직접 요청하고, 분석하면서 개선점을 찾고 실제로 개선되는 참여를 하면서 단순히 답변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희열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반드시 모빌리티가 아니라 문제를 개선하는 역할로서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크게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스타트업에서 CX 매니저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석: 콜 CTI⁽¹⁾, KMS⁽²⁾, BPO⁽³⁾ 알아보기
모빌리티 분야에서 5년 가까이 일하셨어요. 앞서 어떤 업무를 하셨는지, 어떤 것을 배우셨는지 듣고 싶어요.
제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근무할 때 가장 매력을 느꼈던 포인트는 차량의 실시간으로 이동에 따라 상당한 종류의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인다는 점이었어요. 차량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대량의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지점에서 고객 문의가 많을지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었고, 경로를 기반으로 고객 대응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느꼈습니다. 분석에서 큰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요.
이 부분은 모빌리티 분야에만 적용되는 점은 아니지만, BPO 소속이었을 때에는 고객사가 원하는 지표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했죠. 지표를 잘 보는 방법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센터를 운영 및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하우스 CX 소속이었을 때에는 CX팀에서 진행한 액션에 따라 문의량 변화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트래픽 관리를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인하우스일 때에는 확실히 폭넓은 영역에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업무 방식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팀의 리더로 일할 때에는 어떤 고민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어떻게 고민들을 해결하셨어요?
날것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BPO에서는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 위한 고민들을 했습니다. 예를들면, SLA 지표, QA 품질, 생산성 등을 위한 노력 및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BPO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직접적으로 근무할 인원을 정할 수 없기도 하고, 인적 자원도 협의는 할 수 있어도 결정권은 고객사에게 있기 때문에 고객사가 결정한 인원을 베이스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제가 쏘카 온라인팀의 팀장으로 있었을 때 센터는 365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주중(월~금)이 문의양이 많아서 주말에는 평일보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했습니다. 비용을 포함한 여러 변수를 고려하다보니 근무 인원 조정과 배치가 쉽지 않았어요. 예측도 어렵고, 일단 발생한 상담이나 증가하는 시즌에 대해서는 빠른 해결이 꼭 필요했고요. 어떻게든 고객사가 정한 지표에 맞추기 위함도 있지만, 또 팀원의 이탈(퇴사)하면 팀 구성원 분들에게 부담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도 해서, 저를 실무에 투입해서라도 팀의 부담감을 줄이려고자 노력한 시간이 꽤 되었어요. 주말이 평일보다 문의가 적다고 해도 투입 인원 대비 꽤 많은 양이라 어떻게든 주말 근무자 분들의 부담을 줄여드리고 싶어 금요일 밤에 온라인 문의를 제가 직접 처리하고 새벽에 퇴근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포인트를 처음에는 잠시 “업무량을 팀장도 나눠 가져 팀원들의 부하를 덜어보면 좋지 않을까”하는 접근을 했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잠깐은 도움이 되겠지만, 과연 장기적으로 이게 맞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매번 밤 늦게 퇴근하고 부족한 인원을 제가 채우면서 고객사가 알 수 없는 업무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보았고, 결과적으로 팀을 키우는 일에 있어 이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고 도움도 되지 않겠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다가, 기존 응대 데이터 추출 후 입사 후 경과한 개월수에 따라 소화할 수 있는 업무량과 예측되는 인입량 등 여러 변수로 전반적인 프로젝션 후 재분배를 실시했어요. 단순 업무분장이라기보다는 인력 배치와 팀원에 대한 관리의 기준을 세우고, 실제와 목표가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계속 forecasting을 통해 목표를 계속 조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가 제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시기인 것 같다고 보아요.
팀장으로서는 팀원분들도 케어해야하고, 고객사가 원하는 바도 달성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양쪽의 니즈를 모두 파악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해결하는데 온 신경을 다 썼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아요.
리드라고 서비스의 모든 것을 다 알진 못하지만, 팀원 및 고객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많은 경험을 그 때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실무를 하면서도 팀원분들을 케어하니 팀원들도 많이 믿어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 만났던 꽤 많은 동료분들과 지금도 연락하기도 하고, 회사에 추천해주시는 동료도 계시다는 점에서 함께 성장하는 관계의 동료도 계시다는 점에서 신뢰받는 동료였다고 생각해요.

Part2. BPO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 & 적응기

BPO에서는 7년을 계셨는데요. 스타트업으로 처음 옮기셨을 때 가장 적응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저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나서는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업무를 했어요. 그때 제일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중 하나는 서비스에 대한 융통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택시비가 만원이 나와요. 우회 운행을 경험했으니 2천원을 깎아달라는 컴플레인이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제가 데이터 등을 확인했을 때에는 2천원이 아니라 1천원을 할인해 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데, 팀에서는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2천원을 할인해주자는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어느 기준과 상황일 때 고객이 요청하는 그대로의 금액을 적용하고, 어떤 때에 고객의 요청보다 기준을 더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처음 고민해봤던 것 같아요. 융통성을 발휘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경험도, 기준도 없다는 것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어요.
그 전에 경험했던 프로젝트들이나 업무는 법령을 기준으로 가능, 불가능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것이 주를 이루었어요. 다만 스타트업에서 제공하는 특성상 새로운 서비스라거나, 적용받는 법령 등이 정확하지 않거나 하는 경우가 꽤 있지요. 제가 보기에는 같은 상황처럼 보이는데도 어떤 때에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어떤 때에는 불가능하다고 소통이 되다보니 기준을 잡고, 정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좋게 말하면 유연함이고, 서비스 융통성인데 나쁘게 말하면 체계가 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유연함을 갖고자 우선 고객 응대를 지속적으로 진행했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여러 케이스들을 익히려고 다양한 주제의 상담을 모니터링 하면서 기준점을 만들고 체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 무엇을 우선하는지가 중요하니까요. 다양한 상황의 케이스들을 엑셀로 데이터화해서, 기준을 잡아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어느정도 매뉴얼이 만들어졌을 때 담당자와 확인하고 전사로 확대해서 기준 매뉴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말”을 하는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하는 점들을 보완하려고 가독성 좋게 글로 정리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그 결과로 전사 공동 매뉴얼로 채택하는 등의 성과를 만들 수 있었지 않았나 해요. 과정이 힘들어도 많은 동료를 돕는다는 영향이나 결과를 보면 또 뿌듯하고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요.
또, BPO와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의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BPO에서 제가 경험했던 7년간 느낀 점은 이미 정해진 기준을 효율적으로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면, 스타트업은 1인이 고려해야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고, 무엇인가를 개선하려고 하면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서 조합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그동안은 이러한 경험이 없었기도 했고, 새로운 경험들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했어요.
고객 경험을 위해 정책을 개선하고 싶다면, 과거에는 동일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과거와 현재의 회사 방향성, 재무적 상황이 어떻게 다르고, 이 결정이 어떤 영향을 줄지, 변화를 만들 것이라면 제품(특히 IT라면)에 반영되는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경험으로 배우면서 좀 더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BPO 기업과 스타트업 둘 다 경험해 보셨는데요, 한나님이 각각의 기업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뽑아보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BPO의 경우, 고객과 접점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고객을 이해하려면 꼭 고객과 연결되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직접적으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해결하는 것은 이론적 스킬 외에도 다양한 변수를 대응할 수 있는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문제 상황의 대한 해결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데이터와 시각으로 뾰족한 문제해결에 다가갈 수 있고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제품과 사용성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면서 단편적인 문제 요인이 아닌 유저 여정과 같이 더 넓은 시야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시도와 실패, 성공을 반복하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점들도 배울 점이 크고요.
이후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또 경험하셨는데요. 이직할 때 어떤 기준으로 이직과 입사를 고민하시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저는 이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라고 해야할까요? 즉,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보여질 때 이직을 고려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로 입사를 할 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고민을 했는데요. 가장 크게 고려하는 포인트는 회사가 풀고자 하는 시장의 문제에 대해 내가 깊이 공감이 되는 영역인지를 고민하고 선택합니다. 모빌리티 이후로 다양한 도메인을 선택했던 것은 제게 앞서 말씀드린 시장에서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그리고 풀고자 하는 방향성에 공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저’에 대해 더 궁금해하고 회사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주는 곳을 선택하는 편인 것 같아요. 여러 회사들을 거치고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일을 할 사람’을 채용하는 것과 ‘목표를 함께 달성할 사람’을 채용하는 것의 느낌은 굉장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활용 가능한 툴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대부분 어느 수준 정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로 질문의 초점이 맞춰지더라고요. 그런데, ‘왜’ 사용하게 되었는지, 이 툴을 활용하여 어떤 결과를 확인했고, 임팩트가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고 느껴지면서 회사의 매력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때 회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목표는 무엇이고 현재 집중하고 있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 해주시는 것에서 더 신뢰를 느꼈어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직 후 적응하는 노하우를 2~3가지 알려주세요.
업무적으로는 서비스의 과거와 현재를 보고 그 흐름을 빠르게 익히려고 합니다.
저는 입사하면 꼭 개인 시간을 내서라도 팀 채널과 VoC 로우 데이터, 프로덕트나 제품 릴리즈 노트의 히스토리를 대부분 확인하는 편입니다. 회사가 과거부터 쌓은 히스토리를 통해서 어떤 성공과 실패를 했고, 현재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방향을 가고 싶은지 예상해보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온보딩 기간에 주 1~2회 정도 시간 내서 리드와 제가 생각한 방향과 같은지 꼭 확인하고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직적으로는 같은 팀의 다른분들은 어떤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제가 팀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 나눠보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서로 어떤 일들에 집중하고 있고, 팀의 단/장기적 목표를 자연스럽게 흡수해서 방향을 함께 맞춰 진행하고자 합니다.
만약, 스타트업을 이직하기 전 또는 이직 직후로 돌아 갈 수 있다면, 본인에게 어떤 것들을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은가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라고 하고 싶어요. 스타트업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성과를 내야하고 그 안에서 CX 직무는 그 변화를 모두 수용해야 하는 특성이 있는데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유저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 내에 서비스를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빠르게 흘러가는 속도에 일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업무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을 갖추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희 직무가 어느 정도의 루틴 업무가 있다보니 그 외 시간에 어떠한 업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 선택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간도 리소스도 한정적이니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제 스스로의 성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데이터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가보단 데이터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는 시각을 공부하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 마지막으로 특히, CX 영역의 업무들은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영역을 이해하고, 다양한 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다보니, 맥락이 정말 많이 존재하게 되는데요. 이때 업무의 맥락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환하는 능력도 있으면 더욱 빠르게 적응해서 더 많은 개선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능력은 어떻게 해야 키워지는 걸까요? 역시 많이 경험해보는 방법 밖에는 없지 않을까요?

Part3. 앞으로의 성장을 이렇게 꿈꾸고 있습니다

한나님에게 성장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던 당시에 저에게 있어 성장이란, ‘과거에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타트업에 이직해서도 팀과 업무의 어느 정도 새로운 면면에 적응하고 배움이 있기는 했지만, 고객 응대를 하고 그 내용을 부서에 전하는 등의 업무는 과거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즉, 마냥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니 성장의 속도가 더디고, 원하는 성장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생각을 갖고 일하던 중 인프랩의 CTO님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제가 생각하는 성장과 다른 정의를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의 성장에 대한 정의를 되돌아 본 것 같아요. 과거에 해보지 않았던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품도 만들어 보는 것들도 성장하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반드시 새로운 것일 필요가 있을까. 그러면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방식 선택을 시도하는 것도 성장이라고 정의하기 시작하니, 생각의 폭이 한층 더 넓어져 선택지가 많아졌습니다.
제가 경력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비슷한 규모의 시장들을 경험하면서 조금쯤은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었는데요, 어떻게 매니리즘을 돌파할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방향성이 [성장]에 대한 시야를 바꾸니 길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했던 경험들을 잘 정리해서 적용해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해보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해외 쪽 CX 직무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일본어를 조금씩 익히고 있습니다. 또, 주변에 마음 맞는 다른 직군의 친구들과 토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설 검증부터 광고, 역기획 등을 하고 유저 핏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보는 시도도 해보고 블로그에 직무 경험을 작성 해보고 있어요.
성장에 대한 정의가 과거보다 확장되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계시는군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약 2년전 이직을 고민할 때에는 ‘연차가 차기도 했으니 리더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리더로 갈 수 있는 포지션을 많이 검토했어요. 주변에서도 제 연차에 팀원이면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는데, 이땐 이 생각에 동의가 되기도 했었죠.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남들의 시선에 맞춰 “리더를 해야지, 인정받는 직급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남들이 인정해주는 직책과 직급만이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가치가 맞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리더와 매니저의 차이에 대해 고민하다, 리더는 휴먼 매니징하는데에 특화된 사람이고, 매니저는 실무단의 고민을 더 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봤던 아티클 중 하나가 구글 개발자 듀얼 커리어 래더를 소개하는 글(링크) 이었습니다. 시니어 개발자가 된 이후의 커리어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 글을 통해 목표를 확고히 하는데 도움을 받았어요. 남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더 하고 싶은 영역의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 매우 공감하고 저의 시각 역시 변화될 필요를 느꼈죠.
그리고는 리더와 매니저 중 내 자신이 어디에 더 어울리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꽤 오래 시간을 들여 고민해보았는데요. 현재의 저는 매니저를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결론을 짓고, 좋은 매니저의 길과 성장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실무를 하면서, 다양하고, 넓은 경험들을 더 많이 하고싶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기준으로 선택을 하려 합니다. 그래서 현재 제 중/단기 성장의 방향은 직무의 전문성을 높여 가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UX쪽이나 백오피스 기획쪽의 경험을 추가로 쌓으면서 CX 업무에 대한 이해도 및 전문성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앞으로 경험하는 것들을 포함해서, 저의 경험을 살려 커리어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합니다. 간혹 저의 동료였던 분들이 어떻게 커리어를 확장해야 하는지 연락이 오기도 하거든요. 그 때 제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커리어 코칭일테고, 모양은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성장에 가까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도움이 될 때에 정말 기쁘거든요.
평소에 한나님이 성장을 위해 진행하는 루틴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스타트업 시장이 너무 빠르다보니 시장 소식과 관련된 콘텐츠들을 빠짐 없이 챙겨 보고 있습니다.
예전엔 CX와 관련된 아티클의 비중이 높았다면 최근엔 다른 직군의 분들은 어떤 시각으로 제품을 바라보는지를 이해하고 싶어서 업무상 접점이 높은 직군의 아티클과 콘텐츠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참고하고 있는 블로그 및 유튜브들을 소개합니다.
분야
이름
링크
개발
인프랩 향로님
개발
개발바닥
UIUX
마디아님
기획
도그냥님
업무 전반 트렌드
서핏
CX 업계에서 꼭 필요한 스킬 2가지만 뽑는다면 어떤 스킬이 있다고 보시나요?
첫번째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칠 수 있는 분석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문제점 외에 어떤 배경에서 발생했는지를 뾰족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조율하기 위해서는 조직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데요. CX 직무는 특히나 모든 부서와의 접점이 필요한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설득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능력은 꼭 필요한 스킬이라고 봐요.
인터뷰 소감과 CXCK 커뮤니티 분들에게 자유롭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항상 CXCK 인터뷰와 커뮤니티에서의 글들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는데요.
CX 분야가 워낙 너무 넓고 세부적인 전문 영역들이 많다보니, 그 전문성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어요. 그래서 저도 제안 주셨을 때 저부터 공유해야 더 많은 분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해주신 민지님과 예진님과 일 얘기를 깊게 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서비스를 하지만 결국 같은 목표를 함께하는 만큼 모든 분들이 그 목표를 꼭 이룰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숨어계시는 고수들이 계시니, 저희는 인터뷰가 정말 재밌습니다. 현장에서는 저희 경험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갑니다.
추운 날에도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한나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커리어 확장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으시다는 한나님이 정말 멋집니다.
혹시, 여러분도 토이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저희에게 있어서는 이 기획 인터뷰가 그런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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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연말의 분위기를 만끽하시며, 멋진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내년에도 호스트들은 열심히 일하고, 또 멋진 동료들을 여러 방식으로 많이 만나실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인터뷰어 김예진, 정민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