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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일
2021/07/0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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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운영을 했더라

2021년 2월 3일 저녁, 8명의 스타트업 오퍼레이터가 둘러 앉았다. 그냥 네트워킹이나 하자고 만난 자리였는데, 어쩌다 보니 대화는 어느새 직무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마케팅 하고싶은 사람, 세일즈 하고 싶은 사람은 넘쳐나는데 말야. 운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왜 이렇게 적은걸까?"
그러다 누군가 다들 고개를 끄덕일 만한 답을 내놓았다.
"우리도 대학생 때 '운영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 길에 들어선 건 아니었잖아요."
그래 맞다, 여기 모인 그 누구도 운영의 꿈(?)을 이룬 사람이 없더랬다. 어쩌다 보니, 적성에 잘 맞아서, 운영일이 재미있어서, 끝내주는 기억력이 있어서 등 우연찮게 운영을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이 모임을 주최한 호스트 조차도 처음엔 '회사에서 하라고 해서' 운영을 시작했으니까.

누명을 쓴 운영

운영이야기를 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운영에 대한 편견이다. 일단 운영이란 직무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엥, 그거 고객센터 아니야?'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운영의 세계는 정말이지 방대하고, 유연하다. 고객센터는 단순히 고객의 질문을 기계적으로 답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UI, UX가 풀어주지 못하는 진짜 사람과의 경험이 이 곳에서 일어나는 만큼, 대화의 톤앤매너, 고객의 반응, 고객이 느끼는 호감도나 불편해 하는 영역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회사의 성향, 고객과 제품에 따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주가 되기도 하고, 기술과 사람을 이어주는 영역을 포함하기도 한다. 결국 유저 또는 고객의 모든 경험과 온도을 책임지는 업무가 된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쓰이는 Customer Operation Manager의 JD는 오퍼레이터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그로스 팀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이슈를 찾아내며, 이슈를 관리 가능한 작은 단위로 쪼개어 측정 가능한 해결방안을 만드는 사람"
운영을 어찌 한 마디로 정의하랴. 마케터도 브랜딩, 퍼포먼스, 그로스, 한 둘이 아닌데, 운영은 더 많다. 세일즈, 프로덕트, 커뮤니케이션, 데이터까지 앞으로 풀어놓을 썰에서 더 깊게 파봐야 할테다.

소문 안난 잔치인데 먹을게 있어요

비즈니스의 핵심에 맞닿아있는 직무인데, 그에 비해 '레전드'가 참 없는 업계이기도 하다. 레전드 마케터, 레전드 세일즈 가이는 많이 들어봤어도, 운영, CX의 레전드는 업계의 규모와 종사자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니 말이다. 뿌려진 지식이 없다보니 새로운 인재들이 진입하지 않는 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점점 운영의 영역이 확장되고, 인재가 필요해지는 만큼 아직 직무를 탐색중인 이들에게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CX, 오퍼레이션을 가르치는 직무 강의들이 속속 나오면서 조금씩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인 듯 하다.

운영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들이 불쌍해

이 날 모인 8명의 오퍼레이터는 작은 결심을 했다. 우리가 스타트업 운영/기획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고. 누군가 말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 친구들이 '저는 운영직무를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날이 오는게 아닐까?"
운영에 몸 담고 있는 이들의 진짜 운영썰을 세상에 알리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업계의 오퍼레이터들을 인터뷰합니다. 인사이트 가득 담은 글들을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8명 모임이 100명을 넘고,

그 작았던 모임이 지금은 350여명이 모인 오퍼레이터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운영/오퍼레이션/기획 업무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멤버가 되실 수 있습니다.